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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부가 잘되는 이유, 공간과 심리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Eslozof/pexels.com

 

 

안녕하세요 디오니입니다 :)

 

여러분은 카페에 자주 가시나요? 세계적으로 카페 문화의 역사는 상당히 길고, 카페의 개수도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약 3만 5천 개의 카페가 있고, 영국에는 약 2만 4천 개, 중국에는 9만 1천 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에는 약 5만개의 카페가 존재합니다. 이 작은 나라에 미국보다 많은 수의 카페가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심지어 이 마저도 2015년도 기준이니까 2020년인 지금은 훨씬 더 증가했을 겁니다. 한국 사람들이 커피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이렇게나 많은 카페가 생긴 걸까요? 

 

카페는 굉장히 오묘한 공간입니다.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커뮤니티 공간이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쉼터가 될 수도 있고, 책을 읽는 도서관의 기능도 하며, 집중해서 일이나 공부를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기에는 도서관이 더 적합하지 않나?"

 

 

여기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며, 왜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이 아닌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는 지를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공간과 심리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습니다. 

 

 

1. 도서관엔 없지만 카페에는 있는 '이것'

 

바로 먹거리입니다. 카페에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료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케익이나 빵과 같은 간식도 함께 주문할 수 있지요. 또한 언제든 원할 때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는 마치 집에서 기능적으로는 부엌에서 식사를 하는 게 적합하지만, 어떤 이유로 거실에서 밥을 먹고 싶은 것과 비슷합니다. 거실에 티비가 있어서 보면서 먹고 싶다거나, 바닥에 앉아서 먹는 게 편하다거나 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본래 주어진 기능보다는 심리적 이유가 사람의 행동을 유발합니다. 

 

어쨌든, 카페는 맛있는 음료와 간식을 먹으면서 출출함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도 매점이나 카페가 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끼진 않으셨나요?

 

도서관은 대체로 규모가 크고 그에 따라 기능 별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배가 고프면, ①열람실이나 자료실 문을 열고, ②밖으로 나와, ③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④출출함을 채울 수 있습니다. 과정이 카페에 비해 길고 복잡하죠.

 

이런 긴 과정은 보편적인 도서관 건축의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도서관은 '정적인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건축적 시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카페가 아닌 도서관으로 향할지도 모릅니다. 도서관의 선택지도 다양해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에게 적합한 도서관을 찾아 떠나는 수고로움을 감내할 것입니다.

 

 

2. 도서관보다 카페의 수가 압도적으로 더 많습니다.

 

한국의 카페 수는 어마어마합니다. 번화가에서는 1-2분 정도 걷다보면 카페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거단지에서도 5-10분 내외 간격으로 카페가 나타납니다. 우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가까운 곳을 선호합니다. 부담이 적고 오고 가기 편하니까요. 

 

덕분에 카페 내에서 메뉴의 선택지가 많은 것처럼, 카페 자체에 대한 선택의 폭도 확 늘어납니다. 조용한 음악이 나오는 곳을 선호하는 사람, 2층 이상의 카페를 찾는 사람, 따뜻한 조명색을 원하는 사람 등 개인이 원하는 바는 모두 다릅니다. 서로 다른 카페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재각기인 개인들에게 다양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은 어떤가요? 앞서 한국의 카페 수가 2015년 기준 50,000 개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한국의 공공도서관의 개수는 놀랍게도 2019년 기준 1,134개 라고 합니다. (통계 출처: the Ministry of Culture)

 

카페가 도서관보다 약 40배 정도 많다는 것입니다. 체감적으로도 도서관을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걸어서 20분 정도는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도서관의 일부 기능인 독서나 공부를 가까운 집 앞 카페가 대신하고 있는데 굳이 먼 길 떠나야 할까요? 그리고 도서관은 보편적으로 백열등이며, 고요합니다. 선택의 폭이 좁아집니다. 

 

물론 도서관의 규모가 카페와 비할 수 없기 때문에, 도서관의 수가 적은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또한 도서관은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어마어마하다는 장점을 갖죠. 즉, 카페가 있으니 도서관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서관이 더 좋고 편할 시설입니다. 버스를 타고서라도 가고 싶은 이유가 이미 충분하지요.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도서관은 꼭 규모가 커야할까요?】 【도서관은 꼭 종이책이 있어야 할까요?】 【모든 분야의 책이 있어야 할까요?】 【다양한 분위기의 도서관이 생긴다면?】

 

여러분은 공공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하기를 원하시나요? 

 

 

3. 카페에서는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테이블 A에서는 세 명의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눕니다. 테이블 B에서는 한 남자가 노트북으로 코딩을 하고 있네요. 테이블 C에서는 수험생이 수능특강을 푸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행위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카페'입니다. 여기서는 남에게 피해가 될까봐 숨죽이지 않아도 되고, 원할 땐 언제든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됩니다.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집중력이 흐려질 때면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타닥타닥' 타이핑을 한다고 해도 그 누구도 도덕적으로 나무라지 않습니다. 사람은 마음이 긴장하면 에너지가 뚝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긴장할 요소가 적은 카페에서는 마음 편하게 집중할 수 있어서 찾게 되기도 합니다.

 

도서관의 긴장 요소는 적어도 한번 쯤은 직접 느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넘어가겠습니다 ^__^

 

 

 

4. 자연광, 뷔타뮌 D

 

햇빛은 삶의 질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물론 한국 햇빛의 질이 엄청 뛰어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어요..보통 눈부시거나 따갑거나 뜨겁습니다..) 따라서 간접적으로나마 햇빛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카페는 대체로 1층에 자리잡고, 통유리창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꼭 창가 자리가 아니더라도 카페 내부에 전체적으로 자연광이 은은하게 스며듭니다. 그래서 건강을 생각해서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건 아닐까요? (주관적 의견)

 

반면, 도서관에서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지 않으면 자연광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열람실의 경우가 그러하죠. 공간은 넓은데 빽빽한 책상과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천장 조명으로만 구성되니 다소 지루합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림자도, 빛의 양도 변화가 없습니다. 

 

따라서, 카페에서는 보다 산뜻한 기분으로 공부를 즐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사람들은 기분전환도 할 겸 카페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페에서 공부하게 되는 심리적인 이유를 살펴보았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또한 도서관도 인간의 심리를 고려하고 다양성을 제공한다면, 지금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들이 더욱 많이 찾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함께 고민해보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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