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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유튜브를 2조 원에 산 이유

유튜브 창업자 (출처: flickr.com)

 

안녕하세요. 디오니입니다 :) 

 

10년 전만 해도 궁금한 게 생기면 네이버 지식in 을 활용하곤 했는데요,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검색 엔진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꼭 목적이 있지 않더라도 유튜브에 접속합니다. 일단 들어가면, 목적은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아서 찾아줄 테니까요. 온갖 추천 영상들을 배회하다 보면 처음 봤던 영상의 주제와 완전히 다른 주제의 영상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튜브의 영향력을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튜브의 시작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유튜브는 언제부터?

 

유튜브가 처음 등장한 것은 약 15년 전인 2005년도 입니다. 창업자 '스티브 첸'(당시 27살!)은 사람들과 파티를 즐기는 순간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페이팔(Paypal)로 동영상을 보내려고 했으나 용량이 커서 영상을 첨부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불편함을 느낀 동시에 스티브 첸은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 나처럼 영상을 다른 이와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거야."

 

그리고 직장 동료 '채드 헐리'(당시 29살!)와 함께 유튜브를 창업하게 됩니다. 

 

 

유튜브 창업 후 1년 반

 

유튜브가 등장하기 전부터 구글은 구글만의 동영상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Google Video"

 

YouTube: 45.46%

MySpace Videos: 22.99%

Google Video: 10.25%

Yahho! Video: 6.06%

MSN Video: 5.92%  

(동영상 플랫폼 방문자율 통계, Hitwise data)

 

하지만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이, 유튜브 이용자 수가 구글 비디오 이용자 수보다 무려 4배 많았습니다. 그만큼 유튜브만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사람들의 마음을 더 움직인 것이죠.

 

그래서 구글은 무슨 수를 썼을까요?

 

이미 정답을 제목에 써놔서 참 시시한 질문이었는데요. 구글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면 사 버리자!"

 

깔끔하게 매입합니다. 무려 1.65 billion 달러에 말이죠. 현재 시세로 약 2조에 달하는 돈입니다. 15년 전이라는 시간을 고려하여 돈의 가치를 환산했을 때 그 금액이 실로 어마 무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은 왜? 

 

유튜브의 이용자 수는 상당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아직까지 그 수익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유인즉슨, 급격하게 증가한 이용자 수와 트래픽으로 서버를 유지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은 데다가, 저작권 문제도 해결하기 막막한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유튜브의 마땅한 수익구조를 찾지 못하니 늘 적자였죠.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유튜브 창업자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구글을 창업할 때의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즉, 마치 자신들처럼 눈에 띄는 사업가를 알아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비전이 인터넷의 다음 진화 단계라고 확신했어요. 온라인 소통은 이제 '텍스트'가 아닌 '영상'이 될 것을 예측합니다. 

 

구글은 IT 공룡 기업인 만큼, 비즈니스를 계속 발전시키고 저작권 문제도 해결해나갑니다. 하지만 매년 엄청난 액수의 적자를 면치 못하며 유튜브를 이끌어 나갑니다. 창업 후 5년, 2010년에 드디어 흑자를 내게 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적자를 감당하고 버티면서 유튜브를 지금의 성공 궤도에 올린 것이 놀랍습니다. 아마도 구글 창업자는 유튜브의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겠죠? 

 

그들이 무슨 가능성을 본 건지, 제가 한 번 분석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왜 유튜브에 열광할까?

 

생각해보니, 아이돌을 좋아하듯 '열광'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아요. 유튜브에 스며들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서서히, 나도 모르게 계속 찾게 되는 이곳. 

 

 

1. 크리에이터에겐 수익 발생

 

다소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기존의 플랫폼은 정보를 제공하면 보람과 명예는 따라올지 몰라도 생계에 도움이 되는 '수익'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컨텐츠의 퀄리티를 높이고, 사용자의 만족도도 끌어 올리기 위해 컨텐츠 제작자에게 광고 수수료를 일부 나눠주기로 결정합니다. 

 

생계에 직접적으로 '소득'이 따라오니 크리에이터들의 사기도 돋고, 유튜브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도 단연 많아집니다. 구글이 의도한 대로 다양하고 질 좋은 컨텐츠가 증가하게 되죠. 시청자 입장에서도 별도의 요금을 내지도 않았는데, 좋은 영상을 소비할 수 있으니 유입이 원활해집니다.

 

 

2. 댓글과 좋아요

 

여기에는 재미있는 심리적인 요소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영상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댓글을 읽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의견을 읽으며 자신의 의견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인간에게는 '인정 욕구'라는 것이 있습니다. 비단 능력에 대한 인정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생각' 또한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즉, 나의 생각이 얼마나 타당하고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가를 확인하고 싶어 하죠. 이러한 본능적인 욕구와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 바로 '댓글'과 '좋아요'입니다.

 

또한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다는 기능으로 유튜브는 '소통의 장'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개인의 사회적인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집니다.

 

 

3. 쉬운 로그인

 

이메일 하나만 입력하면 모든 과정은 끝납니다. 복잡한 신원확인 절차 같은 건 요구되지 않습니다. 

 

처리 과정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유튜브는 이렇게 간단하게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으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쉬운 접근성으로 유튜브는 모든 연령층에게 열리게 됩니다.

 

 

4. 개인 맞춤 컨텐츠

 

유튜브에는 거의 모든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존재하고, 그 컨텐츠의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따라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컨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소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TV를 시청할 때는, 정해진 편성표에 따라 시간 맞춰서 한정된 컨텐츠만 접할 수 있었던 것과 매우 다릅니다.

 

즉, 선택권이 많아지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었습니다. 통제와 권력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이용자에게 권력을 쥐어준다고 볼 수 있겠네요. 

 

 

5. 엿보기 심리

 

우리는 영상 안의 인물을 볼 수 있지만, 그들은 우리를 보지 못합니다. (네. 당연한 소리입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엿보기 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는 '관음증'이라고 합니다. 물론 관음증이라는 단어는 매우 부정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성도착증의 한 증세를 설명할 때 주로 쓰입니다. 관음증의 경우는 엿보기 심리가 강한 동시에 비도덕적인 방향으로 사용되었을 때 나타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아닌 '타인'의 삶과 생각이 궁금한 것은 관음증과는 별개로 본능적이라고 불 수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인간관계를 꾸려나가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하죠. (제가 심리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하하) 

 

보통 10~15분 내외의 영상을 통해 연예인들보다 덜 가공된 이미지의, 우리와 비슷해 보이는 그런 크리에이터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동질감, 공감, 동기부여 등등을 느끼게 됩니다. 

  

 

 


 

 

현재 전 세계 유튜브 이용자 수는 19억 명에 달합니다. (참고로 지구인 77억 명중에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30억 명입니다.) 이러한 통계적인 수치로는 크게 와 닿지 않더라도, 영유아부터 50, 60대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르며 유튜브를 시청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이제 주요 마케팅 수단이며, '유튜버'는 10대들의 장래희망 1위로 등극될 정도입니다. 또한 유명 연예인이나 전문가들도 유튜브 시장에 유입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영역의 사람들이 '크리에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늘날의 모습을 구글은 15년 전에 예상했던 것일까요?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만, 우리가 왜 유튜브를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그럼 안녕!